편두통 일기 쓰는 법: 기록할 항목과 기간
편두통 일기(두통 일기)에 발작마다 꼭 적을 네 가지, 있으면 좋은 항목, 피해야 할 실수, 진료 전에 얼마나 오래 써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편두통 일기를 쓰려는 분께 핵심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발작이 올 때마다 언제 시작해 언제 끝났는지, 얼마나 아팠는지, 약을 먹었는지를 적습니다. 두통이 전혀 없었던 날도 표시합니다. 진료 전까지 최소 2개월, 가능하면 3개월 동안 씁니다. 나머지는 모두 선택 사항입니다.
저는 다섯 살 때부터 편두통을 앓아 왔고,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형태로 일기를 써 보았습니다. 신경과에서 받은 종이 캘린더, 메모 앱, 스프레드시트,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직접 만든 앱입니다. 이 글에는 처음 시작할 때 누군가 알려 주었더라면 좋았을 내용을 담았습니다.
의사가 편두통 일기를 요청하는 이유
편두통을 확인하는 영상 검사나 혈액 검사는 없습니다. The Migraine Trust는 현재 편두통을 진단하는 검사는 없다고 분명히 밝힙니다. 진단은 의사가 병력을 자세히 듣고 다른 원인을 배제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The Migraine Trust, Diagnosis, 영어). 참고로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인구 기반 연구에서 1년 편두통 유병률은 5.3%, 여성만 보면 7.9%였습니다(Song et al., Headache 2019, 영어).
그 병력을 의사에게 전하는 사람은 바로 환자 자신입니다. The Migraine Trust는 첫 진료에서 의사가 물어볼 내용도 정리해 두었습니다. 발작이 얼마나 자주 오는지,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 그 밖에 어떤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지, 지금까지 어떤 치료를 해 보았는지입니다(The Migraine Trust, Visiting your GP, 영어). 두 달이 지나 기억에만 의지해 답하면 대부분 이 숫자를 틀리게 말합니다. 일기가 있으면 정확하게 답할 수 있습니다.
매번 기록할 네 가지
일기 양식에는 대개 항목이 열다섯 개가 넘습니다. 날씨, 음식, 수면, 호르몬, 스트레스, 화면 사용 시간. 머리는 아프고 쓸 수 있는 시간은 30초뿐인데 항목이 열다섯 개나 되면 결국 하나도 적지 못합니다. 그러니 모든 의사가 묻는 네 가지부터 시작하십시오.
- 발작이 시작된 때. 날짜와 대략적인 시각.
- 발작이 끝난 때. 발작은 보통 4~72시간 지속되므로(ICHD-3, 1.1 조짐 없는 편두통, 진단기준 B) 시작한 날과 끝난 날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 통증이 얼마나 심했는지. 간단한 척도면 충분합니다. 약함, 보통, 심함 또는 1~10점. 한번 정한 기준을 계속 쓰십시오.
- 급성기 약을 먹었는지, 먹었다면 무엇을 먹었는지. 한 번 먹을 때마다 하나씩 기록합니다. 나중에 중요한 숫자는 먹은 알약의 개수가 아니라 약을 먹은 날의 수입니다.
이 정도면 쓸모 있는 최소한의 기록이 됩니다. 이 네 가지만 적어도 “몇 주 동안 안 좋았다”는 막연한 설명보다 훨씬 도움이 됩니다.
있으면 좋은 추가 항목(모두 선택)
기본 네 가지를 적는 일이 습관이 되면, 다음 항목으로 상황을 더 자세히 남길 수 있습니다.
- 증상: 메스꺼움, 빛이나 소리에 예민해지는 것, 시야 이상.
- 조짐(전조):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떤 양상이었는지.
- 아픈 쪽과 통증 양상: 왼쪽, 오른쪽, 양쪽. 욱신거리는지, 짓누르는 듯한지.
- 짧은 메모: 진료 때 꼭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한 문장으로.
독일의 의료 질 및 효율성 연구원인 IQWiG는 몇 주에서 몇 달 동안 발작 시점, 지속 시간, 강도, 복용한 약을 적고, 필요하면 수면, 스트레스, 음식도 함께 적는 일기를 소개합니다(IQWiG, Migräne-Tagebuch, 독일어). 순서를 눈여겨보십시오. 발작 자체의 기록이 먼저이고,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맨 뒤입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처음부터 유발 요인을 찾으려 하지 마십시오. 새로 시작한 일기는 대부분 끼니마다, 잠잔 시간마다 적어야 하는 부담에 눌려 금방 멈춥니다. 발작부터 기록하십시오.
초기 증상을 유발 요인으로 착각하지 마십시오. 많은 발작은 통증이 오기 몇 시간 전에 전구증상으로 시작합니다. 특정 음식이 당기거나, 하품이 잦아지거나, 기분이 달라지거나, 몸이 뻣뻣해지는 식입니다. The Migraine Trust는 이런 초기 신호를 유발 요인과 혼동하기 쉽다고 지적합니다. 화요일 아침에 유난히 당기던 초콜릿은 그날 밤 발작의 원인이 아니라 첫 신호였을 수 있습니다(The Migraine Trust, Prodrome, 영어).
괜찮았던 날도 빠뜨리지 마십시오. 아픈 날만 적힌 일기는 실제보다 훨씬 나빠 보이고, 의사는 아무 일 없이 지나간 2주와 기록을 깜빡한 2주를 구별할 수 없습니다. 두통이 없었던 날도 표시하십시오. 체크 표시 하나면 충분합니다.
얼마나 오래 써야 하는지, 3개월이 중요한 이유
진료를 앞두고 있다면 최소 4~8주 전부터 일기를 쓰십시오. 가능하면 3개월이 좋습니다. 그 이유는 의사가 사용하는 진단 기준에 있습니다.
국제두통질환분류 제3판(ICHD-3)은 만성편두통을 “3개월을 초과하는 기간 동안 한 달에 15일 이상 발생하는 두통으로, 그 중 한 달에 최소한 8일은 편두통형 두통”인 경우로 정의합니다(대한두통학회, 국제두통질환분류 제3판 한글판, 1.3 만성편두통).
약물과용두통도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정의됩니다. 대한두통학회가 번역한 국제두통질환분류 제3판 한글판의 8.2 약물과용두통은 급성기 약물을 “약물의 종류에 따라 한 달에 10일 이상 또는 15일 이상” 규칙적으로 과용한 상태가 3개월 넘게 이어진 경우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단순 진통제는 한 달에 15일 이상, 트립탄·오피오이드·복합 진통제는 한 달에 10일 이상입니다(대한두통학회, 국제두통질환분류 제3판 한글판, 8.2 약물과용두통). 이 기준이 지금 복용하는 약과 관련해 어떤 의미인지는 의사와 상의할 문제입니다. 일기에 주는 의미는 간단합니다. 일수를 세고, 3개월 동안 계속 세십시오.
종이로 쓸까, 앱으로 쓸까
둘 다 괜찮습니다. 종이는 돈이 들지 않고 배터리도 필요 없으며, 병원에서 받은 캘린더라면 이미 의사가 보기 편한 형식입니다. 단점은 정작 발작이 시작될 때 곁에 없을 때가 많고, 한 달에 며칠이었는지 직접 세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앱은 늘 휴대폰 안에 있으니 누운 채로도 발작이 시작된 것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기록이 모두 한곳에 모이고, 진료용 요약을 인쇄할 수도 있습니다. 단점은 앱이 하나 더 늘어난다는 점, 그리고 건강 정보를 입력하기 전에 데이터가 어디로 가는지 알아 두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어느 쪽을 고르든, 실제로 꾸준히 쓰게 되는 일기가 정답입니다.
앱이 더 편하다면
저는 편두통이 한창일 때도 몇 초 만에 발작을 기록하고 싶어서 Migrania를 만들었습니다. Migrania로 발작과 약 복용을 기록하고, 직접 입력한 기록을 캘린더와 기록 차트로 보고, 진료에 가져갈 PDF로 내보낼 수 있습니다. 기록은 iPhone 안에 저장됩니다. 무료이며 계정이 필요 없습니다.
무엇을 쓰든 네 가지부터 시작하고, 괜찮았던 날도 빠짐없이 적고, 3개월은 이어 가십시오. 그리고 진료받을 때 꼭 가져가십시오.